[라 광야] 박노해 사진전 - 빛으로 쓴 시
박노해 사진전 [라 광야]

 
무력한 詩人의 무력한 사랑을 담아내다…
 글쓴이 : 아트웨이브
작성일 : 10-01-13 15:58 조회 : 3,215  


‘노동의 새벽’의 시인 박노해(본명 박기평.51)씨가 사진작가로서 전시회를 연다.
1월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저동 갤러리 M 에서 열리는 ‘라 광야’를 통해서다.
세상과의 단절된 영어의 시절을 마친 1998년 출소 이후 10년 동안 이라크,레바논,
팔레스타인,시리아 등 중동 지역을 그들과 함께하며 촬영한 사진 4만 여 점 중 37점을 건다.


폭격 더미에서 살아나온 사나 샬홉(13세)Qana,Lebanon,2006. ⓒPark Nohae 

박노해는 이번 사진전에 대해 “중동 지역을 돌며 만났던 아이들과의 약속과 자신의 비원을
담아 냈다. 국내의 어려운 현실도 간과 할 수 없지만, 한국인들도 근원적인 힘을 얻기를
바란다. 폐허 속에서 삶의 소중함을 놓지 않고, 삶을 영속하려는 그 힘, 인간의 위업,
신앞에 경외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카메라를 들기 전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면 만든”
그들의 삶의 현실을 담아내었다고 했다.

10년 만에 세상과의 자유로운 조우를 준비한 그는 막막한 사막을 건너온 지난 시간 처럼
분쟁 지역 너머, 사막과도 같은 고통의 시간에 자신이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현실에서
무력감 마저 느꼈다고 했다. 

“무력한 시인의 무력한 사랑 이었어요, 평화운동을 시작한지 10여년간 자신이 느껴온
것은 약자들이 느낀 것들에 대해 카메라와 낡은 만년필을 들고 빛으로 시를 써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의 체크 포인트_Ramallah,Palestine.2008. ⓒPark Nohae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제단, 라 광야 그리고 샤이르 박

 박노해는 광야에서 촬영한 4만 여 컷의 사진들 중에서 37점을 선별했다.
이를 통해 “작은 것의 소중함, 크게 버린 것의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이야기 하려 한다고” 했다.

그의 작업을 두고 M 갤러리 이기명 대표는 “그의 열정과 순수성에 감동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사진이 가지는 중요성인 현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그이 작업에는
사실적인 이슈를 담은 사실성과 우리 시대의 공존성을 담고 있다.”며 사진가의 신뢰와
이해를 담아내는 진실된 해석이 담겨져 있음에 경의를 표했다.

위험 지역인 중동에 어지간한 외국 기자들도 범접할 수 없는 지역까지 걸어 들어가 사진을
담은 박노해는 “아이들이나 청년들이 나를 불쌍하게 본 것 같다. 기자증도 없고 대학도
나온 적 없고 영어는 중학교 1학년 때 배운 100단어 갖고 하고, 키 작은 루저로 잘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며 웃음으로 고난의 여정을 대신 했다.



빵을 구하러 가는 남매_Srobin,Lebanon,2006. ⓒPark Nohae

중동지역에서 만난 박노해를 그들은 ‘샤이르 박’이라고 부르며 믿고 함께 하였다.

“권력자에게 찍히고, 성직자에게 찍혀서 입바른 소리를 하다가 광야에 쫓겨난,
광야의 예언자” 가 중동의 시인이다. “엄청난 권위와 존경심” 으로 시인을 대하는 중동인
들에게 박노해는 그런 샤이르 박 이었다.


2010년 1월호 아트웨이브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