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광야] 박노해 사진전 - 빛으로 쓴 시
박노해 사진전 [라 광야]

 
[후기] 노동의 새벽 사진전
 글쓴이 : 김창규
작성일 : 10-01-27 23:46 조회 : 2,814  

노동의 새벽 사진전

 

  주일 오후 시집<노동의 새벽>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 교우와 함께 서울에 갔다.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을 보러 간 것이다. 그와 의 만남은 고 채광석시인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84년 채광석 시인이 보여주었던 원고뭉치를 끼고 마포 어느 주막에서 앉아서 함께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시는 발바닥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날 뜨겁게 뿜어져 나오던 박노해 시인의 숨결을 느낄 수 가 있었다. 그 때의 감격이 이번<라 광야>사진전을 하는 전시장에 가득 찼다. 발을 디딜 틈 없이 많은 관람객이 충무로 <엠>전시장에 넘쳐났다. "빛으로 쓴 박노해 사진전"이었다. 박노해는 지난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오랜 옥살이로 고생을 하였다. 그런 그가 감옥에서 나와 평화운동가가 된 것이다. 그는 10년 동안 중동의 분쟁지역으로 이라크,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터키, 쿠르디스탄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으로 고통 받는 나라 민중들의 아픔을 증언하고 있었다.

 

 박노해를 만난 것은 북아현동에 살던 강태일내 집에서였다. 그의 부인은 청주대학 무용과를 나온 이종란 무용가이다. 그가 하는 말이 놀라웠다. 형이 앉은 자리가 방금 전 박노해 시인이 앉았던 자리라고 하였다. 그가 수배 중이었는데 조금 전 왔다 갔다는 것이었다. 내가 한 일분만이라도 일찍 왔더라면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자리에서 고채광석 시인이 그의 원고를 보여주었을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 동시에 느껴졌다. 나는 당시에 신학생이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는 얼굴 없는 시인으로 수배 중이었기 때문에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가 감옥에서 나와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느꼈던 것을 찍은 사진을 청주에서 어느 날 공연장에서 슬라이드로 아프리카를 보여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프리카 노예들의 비극, 그 슬픔도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고채광석 시인이 발견하였던 희망봉처럼 박노해는 시집<노동의 새벽>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위대한 시인이 되었다. 들리는 말로 지금까지 4천편이 넘는 시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 사진전을 보면서 그가 생명을 내놓고 중동의 분쟁지역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에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을 수 있도록 평화운동가로서 활동한 것에 박수를 보냈다. 흑백사진의 감동은 그의 턱수염과 온화한 눈빛 잔잔한 웃음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명동성당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하늘에 추운 날씨에 창백한 낮달이 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떠난 올해는 광주항쟁 30주년이요. 6.15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현대사에서 잊을 수 없는 아픔과 동시에 감동이 있었던 역사의 한 분수령에 우리는 서있다. 이런 때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또 한 번 가슴을 울렸다.

 

 어제 박노해의 사진 전시장에 다시 들렸다. 그것은 나와 오랜 인연을 맺은 분단시대 동인 김형근 시인과 김철수 선생을 만나기 위한 일에 포함 되는 일이기도 했다. 그중 한명이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따뜻하고 달콤한 샤이 차 한 잔을 마신 온기가 온몸에 전달되어 왔다. 이차를 두세 잔 마시면 분쟁 지역의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고 했다. 많은 광야를 걸었던 예수가 첫 번째 기적을 베푼 까나 지역의 팔레스타인 소녀의 슬픈 얼굴이 다시금 보였다. 박노해는 오래 된 만년필로 글을 쓴다고 했다. 그의 손에는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가 들려져 있었다. 전쟁의 고통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현장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는 진정한 이 땅의 시인이다. 현장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그는 오늘도 발로 뛸 것이다. 서로 나누고 보살피는 인간의 숭고한 위엄,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 그리고 겸손하게 무릎을 꿇는 기도의 힘, 박노해 그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총알은 언젠가 바닥이 나겠지만 샤이를 마시는 건 영원하지요.

먼데서 온 친구여, 우리 함께 갓 구운 빵과 샤이를 듭시다."

 

 그는 내가 속한 모임에서 볼 수 없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란 때에도 그랬고 민족문학작가회로 변경 되었을 때에도 또다시 한국작가회의로 이름을 바꾸어 달았지만 그런 동안에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그였다. 그런데 이렇게 가깝게 그는 민중들과 함께 숨 쉬고 생활하고 있었다. 박노해와 같이 이름 없는 작가들이 만들어 왔던 <민족문학>은 대한민국의 꽃이었다. 그래서 늦게 문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공장과 일터에서 노동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땀을 흘리지 않으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도 목사이지만 7년 동안 사진을 찍어 본 경험이 있다. 그때 독도 사진전을 한 달간 연적이 있었는데 열심히 발로 뛰지 않으면 우리에게 평화도 없고 나눔과 봉사도 없다는 것이었다. 베풀기 위해서 움직여야 하고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발바닥으로 글을 써야 한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 "정의의 편에 서라." 하나님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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