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광야] 박노해 사진전 - 빛으로 쓴 시
박노해 사진전 [라 광야]

 
[후기] 박노해 사진전 '라 광야'
 글쓴이 : 노마드
작성일 : 10-01-22 20:38 조회 : 3,648  

우리세대,
60-70년대생들에게는
노동운동가이자 시인으로 유명한 박노해씨가 첫번째 사진전을 열었다.

씨네21에 사진전을 알리는 단신기사가 난 것을 보고,
박노해씨가 사진을?하는 의문부호를 가지고 충무로 갤러리M을 찾았다.
가지고 갔던 의문부호는 사진을 본 후 역시 박노해씨구나.라는 마침표로 귀결이 되었다.

작가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 일어났던 메소포타미아 지역.
즉, 지금 현재 가장 뜨겁고도 시끄러운 지역인 중동분쟁 지역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은 역시 강하다.
신문 지상에서 아무리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대도,
솔직히 그냥 다른 세상 이야기인가 싶던 지역이,
그의 사진을 보면서 내 바로 앞의 세상이 되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아니 사진을 읽고 있으면,
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오래 보고 있지를 못하겠다.
사진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어떤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 담고 있는 여백, 저 멀리 보이는 풍경 속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꾸 붙잡는다.

왜 세계사 시간에는 뭔가 환상을 갖게 만들고, 괜히 동경하게 만들었던 인류 문명의 발상지,
가장 비옥했던 땅 유프라테스강, 티그리스강 지역이 지금은
아이들이 하루 하루 살아남는 것에 감사를 드려야 하는 위험천만한 지역이 되었을까..

어릴때 신밧드의 모험과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으며 그 어떤 지역보다 친숙했던 바그다드,
성경에서 신비롭게 읽었던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기적이 일어났던 '가나의 혼인잔치'
의 까나(Qana),
구약성서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인 베들레헴, 예루살렘, 여리고(Jericho)...
이 지역들이 더이상 내가 어렸을 때 읽던 동화책이나 성경만화 속의 도시가 아닌,
그곳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죄가 되어버린 그런 세상이 되어 버렸다.

 



삶이 뭐라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죽지 않고 사는거'라고 답을 하는 아이들.
왜 쿠르드 사람들은 자기의 고향에서 쫒겨난 채 난민으로 떠돌아야 하며,
살아있어도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채,
감옥 없는 죄수생활을 해야하는지..

'The road'는 참담하지만
다행히도 그것이 현실이 아닌, 소설 속 세계여서 위안 삼을 수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이 공기처럼 떠돌고 있는
저 지역의 사람들은 그것이 현실이고 지금 나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ps. 갤러리에 박노해씨가 계셔서 직접 책에 싸인도 받고, 악수도 했다.

왠지 강인한 인상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비교적 작은 체격에 여리고 순해 보이는
인상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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